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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네 데일리 라이프

후식은 역시 빙수!

우리 부부와 친구 커플은 이 더운 날씨에 걸맞은 후식으로 빙수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점심으로 먹은 양꼬치 식당에서 1분 거리에 있는 Anko 카페로 향하였는데, 점심시간 이후여서 인지 카페 안에는 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스윽 둘러봐도 3명 이상 모임 단위로 오신 분들이 많았기에 자리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서있을 수는 없어, 우리는 코리아 타운에 있는  다른 빙수 가게 Oakobing으로 옮기기 위해서 Anko 카페를 나왔다.

 

각자 차로 움직이기로 하고 한 5분쯤 지났을까 Oakobing 근처 주차장을 찾기 위해 가게를 지나치는데...

Anko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가게 밖에서부터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빠르고 신속한 판단하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으로 Sul & Beans를 가보자며 방향을 틀었다.

우리는 그저... 맛있게 양꼬치를 먹은 뒤 시원한 빙수로 입가심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 쉬운 게 없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디저트 하나 때문에 새삼 또 느끼게 되었다...

 

Sul & Beans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어느 건물에 있는지도 모르고 내비게이션에 의지하여 가고 있었는데, 자꾸 낯이 익은 건물 쪽으로 향하는 게 기분이 싸했다...

아니나 다를까 CGV가 있는 그곳... 많은 음식점이 있는 그곳... 사람이 언제나 많았던 그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주차장을 들어가 보니 이미 차들이 빽빽이 차 있었고, P1을 지나도 P2, P3, 심지어 P4를 지나도 우리에게 주차 자리 따위는 나오지 않았다... 무서웠다...

이렇게 돌고 돌아 주차장 미아 된 기분으로 주차 자리를 찾는데 여기도 손님이 많아서 빙수를 먹기까지 30분 넘게 걸리면 어쩌지...?

슬슬 굳어가는 남편 얼굴에 눈치를 보며 생각했다.

제발 우리에게 4자리의 테이블이 남아있기를...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있는 Sul & Beans 가게로 비장하게 걸어갔다.

 

나는 오늘이 빙수 데이인 줄 알았다.

모든 엘에이 사람들이 빙수를 먹기 위해 나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역시나 Sul & beans에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먹지 못한다면 우리는 빙수를 포기하고 다른 디저트를 먹으러 가야 할 분위기이기 때문에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가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친절한 종업원께서 우리를 맞이해주시더니 몇 명인지 물어보았고 다행히도 우리 앞에 대기인원이 없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렇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1분도 안 걸려서 테이블에 앉게 되었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빙수를 주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주문한 디저트는 바로 인절미 콤보와 녹차빙수!

 

 

주문은 따로 카운터 쪽에 줄을 서서 계산과 동시에 진동벨을 하나씩 나누어 준다.

진동벨이 울리면 내가 주문한 디저트를 가져오고 진동벨을 다시 일하시는 분께 드리면 끝!

맛있게 먹기시작하면 된다.

 

인절미 콤보에는 인절미 빙수와 빵 인절미 토스트가 함께 나온다. 인절미 토스트는 빵 중간에 인절미를 넣고 토스트를 한 후 그 위에 콩가루와 아몬드를 뿌려 맛을 더 한 디저트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명이 가서 한 입씩 나누어 먹기에는 인절미 토스트가 나쁘지 않지만, 혼자서 다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고 애매한 맛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부드러운 얼음과 은은하게 풍기는 인절미 그리고 녹차 향이 나는 빙수들은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먹는지 이해가 가는 곳이었다.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점은 인절미 빙수와 녹차 빙수 위에는 말린 대추가 토핑으로 올려지는데, 대추의 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주문하기 전에 대추 토핑을 빼 달라고 하는 것이 더 맛있는 빙수를 즐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빙수를 먹겠다고 이곳 저곳 옮겨가며 주차 미아가 되는 것도 감수해내며 왔지만

그런 고생은 싹 다 잊게 해주는 맛있는 빙수를 먹을 수 있어서 우리는 만족하였다.